내 스무살을 묻은 곳 N
No.307389717년 봄,
난생처음 부모님 곁을 떠나 타지에서의 생활이었다. 여타 다른 신입생들 처럼 수 많은 선배들의 환영인사와 많은 술자리를 겪으며 아직 정돈되지 않은 미숙한 어른인채로 그렇게 영남대학교의 가족이 되었다.
첫사랑은 불쑥 찾아온다했던가, 사랑이라는 단어만 알았던 어리숙한 나에게 벚꽃과 함께 그 사람이 나타났다.
그렇게 20살의 사랑은 시작됐다. 오늘이 아니면 내가 가진 사랑을 다 못줄 사람처럼 그렇게 1년이 지났고, 그 시간은 애석하게도 어느덧 군대를 맞이했다.
다른 연인들처럼 군대라는 관문에 우리는 헤어졌고, 슬픔은 사랑을 한 댓가겠지 위로하며 내 의무를 다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난 아무것도 모르는 빡빡이에서 어느덧 남자가 되어 다시 학교에 돌아왔다.
20년 봄,
복학 전에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다시 돌아온 학교는 오히려 온통 너와 거닐던 장소 뿐이라 괴로웠다. 새로운 시작과 행복해야될 학교가 구석구석 모두 너의 흔적이 묻어있어서 어딜가든 너를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이 시기에 깨달았다 첫사랑이 뭔지. 너는 은은한 향수처럼 이미 내 몸에 베어있더라.
22년 여름,
다시 시간이 지나고, 휴학기간을 걸친 후 복학 시기에 맞춰 오랜만에 학교를 가봤다. 25살이된 내가 보는 학교는 또 달랐다. 이제는 더 이상 괴롭지가 않았다. 오히려 그 아픔의 시간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이제야 너를 보내주는 것 같은 느낌이들었다. 사실 널 보낸 후 긴 시간 동안 다른 사랑도 했었다. 그 연애가 끝이 날 때는 너 처럼은 아프진 않았다. 그래서 첫사랑은 다르다는걸 느꼈다.
이제는 난 내 학교를 사랑한다. 오히려 날 아프게했던 학교 구석구석 스며든 너와의 기억들이 이젠 추억이 되어 애정이 생겼다. 남은 1년 반 동안의 시간도 덕분에 내 모교를 사랑하며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ps. 안녕 오랜만이다. 이미 졸업을 한지 한참인 너가 이 게시판을 볼 일도,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오래된 가장 친했던 친구에게 한마디를 써봐. 덕분에 많이 아팠고, 많이 성장했고 많은걸 배웠어. 백지였던 내 도화지에 처음으로 예쁜 그림을 그려준 너를 난 평생 잊지 못할거야. 잘지내고 무슨 일을 하든, 당당한 너의 성격대로 열심히 살아 고마웠어.
그리고
다음 생엔 너로 태어나, 나를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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