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입학하여 본 영남대학교는 매우 넓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학교인지도 몰랐고, 인문관과 상경관은 어딘지, 중앙도서관은 어디로 가야 있는 것인지, 아무것도 모른 채 앞으로 걷기만 할 뿐이었다. 처음 입학하고 개강총회를 위해 인문관으로 갔어야했는데, 지나가는 건물마다 생소하게 느껴졌고 학교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러던 중 키가 아주 큰 사람을 보았고, 그것이 바로 '홍만이'로 칭해지는 동상이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 인문관에 갈 때에도, 중앙도서관을 거쳐 인문관 건물로 갈 때에도 항상 보이는 동상이었는데, 처음에는 너무 커서 조금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밤에 볼 때는 조금 더 무서웠다. 그런데 한 번 두 번 자꾸 보다보니 익숙해진 것인지, 그 아이를 거쳐서 지나가지 않으면 하루가 아쉬울 정도였다.
지금은 야간 수업을 마치고 나면 집 가는 길이 어두컴컴해서 무서운데, 홍만이가 없었다면 더 무섭고 쓸쓸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학교를 걸어다닐 때 느껴지는 외로움을 덜어주는 홍만이에게 고마움을 느낀다.사실 계절에 따라 홍만이로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도 달라지는데, 내 기분을 그에게 투영시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학교 생활을 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친구 홍만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길을 잃을 뻔한 내게 길잡이의 역할을 해주어서 고마웠다고.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을 덜어주어서 고맙다고.
홍만이는 항상 그 자리, 그 곳에서 묵묵하게 있을 것이다. 또한,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또다른 역할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졸업을 해서 학교를 떠올릴 때, 모두 홍만이를 생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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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년 지기 친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