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 후에야 보이는 것들 N
No.20074912022년 3월 2일 개강날
그때 들뜬 마음으로 한 첫 등교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학교는 왜 이렇게 넓은지!
게다가 길에 대한 감각이 둔해서 건물을 못찾아 한참 헤맬 수 밖에 없었다.
지난 3년 간 고등학교에서만 지낸 기억 때문일까. 대학교가 어색하기도 했다.
어떤 날은 무척 추웠고 너무 많이 걸어서 다리가 아팠다.
앞으로 이 넓은 학교를 어떻게 다닐지 걱정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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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후반, 꽃이 피기 시작했다.
나의 넓고 추운 학교가 따뜻해져간다.
머리에 살포시 앉은 꽃잎을 보고 진정 봄이 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또 다시 둘러본 학교는 이전과 다른 느낌이다.
개강 첫 날엔 볼 수 없었던 어여쁜 영남대의 모습이 그제야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낮은 곳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듯 우리를 반겨주는 개나리부터
높은 곳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꽃비를 내려주는 벚꽃 나무까지!
무엇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들은 햇빛과 가까울수록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다.
정신없이 꽃을 좇아 가보니 나의 발걸음은 민속촌까지 와닿아있었다.
민속촌은 기와집과 상록수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있었다.
이 곳은 마치 내가 과거로 온 듯 착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영남대를 구경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돌아다니며 지난 날 넓은 학교에 불평만했던 나의 모습을 성찰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영남대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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